코스피는 리프팅, 내 턱선은 한강행

미용의료 소비는 주식시장이나 경기의 영향을 받을까?
요즘 코스피를 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대체 어디서 관리를 받길래 이렇게 탄력이 좋은가.

9월 16일 코스피는 장 초반 약세로 출발했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며
전 거래일보다 1.37% 오른 6,717.97에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증시 용어로 표현하면 최근 하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을 시도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거울을 보면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코스피는 리프팅,
내 턱선은 한강행.

코스피에는 지지선이 있는데
내 턱선에는 지지해주는 세력이 없습니다.

주식에는 저가 매수라도 들어오는데
턱선에는 외국인도 기관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코스피에는 V자 반등이라도 있지만,

내 얼굴은 요즘 점점 U자형입니다.


코스피가 오르면 피부과도 잘될까?

여기서 오늘의 억지 질문 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르면 리프팅 시술도 잘될까?

처음 들으면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반도체와 울쎄라.
HBM과 HIFU.
SK하이닉스와 스킨부스터.

아무리 봐도 산업분류표에서는 만날 일이 없는 조합입니다.

그런데 경제학 쪽으로 조금만 돌아가 보면 의외의 연결고리가 하나 나옵니다.

바로 자산효과(Wealth Effect)입니다.

결국 질문의 핵심은 주가 자체가 아니라
미용의료 소비를 움직이는 소비심리와 경제적 여유입니다.

주식계좌가 오르면 소비도 늘어날까?

자산효과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이 상승했을 때
실제 월급이 늘어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가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좋아졌다고 느끼면서
소비를 늘릴 가능성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월급은 그대로인데 주식계좌 평가액이 한 달 사이 2,000만원 올랐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순간 사람 마음속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나 요즘 좀 잘나가는데?”

그리고 인간은 아주 합리적으로 소비를 결정합니다.

…라고 경제학 책에는 적혀 있지만 실제 소비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성과급을 받으면 사고 싶었던 것이 갑자기 생각나고,
주식이 오르면 미뤄놨던 여행이 떠오르고,
통장 잔고가 조금 두꺼워지면 평소보다 좋은 식당을 검색하게 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거울을 봅니다.

“울쎄라 받을까?”
“써마지를 받을까?”
“아니면 아울렛에 가서 기분부터 리프팅할까?”

이런 소비는 상당 부분
재량적 소비(Discretionary Spending)에 해당합니다.

하지 않는다고 당장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소비는 아니지만,
경제적 여유와 소비심리가 좋아질수록 지갑을 열 가능성이 커지는 영역입니다.

미용의료 역시 상당 부분 이런 선택적 소비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용의료 소비와 경제 상황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와 미용의료 소비를 분석한 연구도 있다

웃자고 시작한 이야기인데 여기서 갑자기 논문이 등장합니다.

미국에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경제지표와 미용시술 지출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NASDAQ, S&P 500, Dow Jones와 분석 대상 대부분의 미용시술 지출 사이에서
유의한 양의 관계
가 관찰됐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코성형을 제외한 분석 대상 미용시술에서
주요 증시지수와 지출 사이에 유의한 양의 관계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가처분소득(Disposable Income)은
주사 시술 지출과 상대적으로 강한 관계를 보였습니다.

또한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다른 연구에서도
GDP 변화와 여러 미용성형 시술의 시술량 및 지출 사이에서 양의 상관관계가 관찰됐습니다.

즉, 경제 상황과 미용의료 소비를 연결해서 보는 것이
완전히 근거 없는 억지는 아닙니다.

다만 여기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상관관계(Correlation)는 인과관계(Causality)가 아니다.

그러니까 이런 공식은 없습니다.

삼성전자 +10% = 울쎄라 환자 +10%

아쉽게도 아직
‘써마지 베타계수’나
‘울쎄라 PER’ 같은 지표도 없습니다.

미용의료 소비는 왜 경기와 연결될까?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의 상당 부분은 선택적 소비의 성격을 가집니다.

그래서 단순히 월급 수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주가
  • 금리
  • 부동산 가격
  • 물가
  • 환율
  • 고용
  • 성과급
  • 소비자심리지수
  • 실질가처분소득

이런 거시경제 변수들이 직간접적으로
미용의료 소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실질가처분소득입니다.

명목소득이 그대로인데 물가와 대출이자가 많이 오르면
소비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줄어듭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커피값 오르고,
외식비 오르고,
관리비 오르고,
보험료 오르고,
대출이자까지 오르면

소비자는 피부과 상담실 앞에서 갑자기 경제학자가 됩니다.

“지금 이 시술의 한계효용이 카드값보다 높은가?”

그리고 매우 합리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다음 달에 해야겠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미용의료 소비는 사라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함께 봐야 할 개념이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입니다.

가격이 변했을 때 소비자가 수요를 얼마나 크게 바꾸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경기가 나빠졌다고 소비자가 갑자기

“이제 평생 피부관리는 하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비 방식이 바뀔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300만원짜리 프리미엄 시술을 고민하던 사람이
100만원대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고가 리프팅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은 시술을 찾을 수도 있고,
단독 시술 대신 할인 패키지나 이벤트를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소비 이동을 다운트레이딩(Downtrading)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미용에 대한 욕구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비 가격대와 제품 믹스가 이동한 것입니다.

즉 경기 둔화가 미용의료 소비 자체를 완전히 없애기보다
시술 선택과 지출 금액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자산시장과 소비심리가 좋아질 때는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싼 거 여러 번 받을 바에는 좋은 거 한 번 받자.”

이런 소비자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피부과 매출은 환자 수만 보면 안 된다

그래서 병원 매출을 분석할 때 단순히 환자 수만 보면
시장의 변화를 놓칠 수 있습니다.

같은 환자 100명이라도

  • 평균 객단가(ASP)가 얼마인지
  • 고가 리프팅과 저가 시술의 Product Mix가 어떻게 변했는지
  • 재방문율은 어떤지
  • 패키지 구매율은 어떤지
  • 할인 프로모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지

함께 봐야 합니다.

환자 수가 그대로인데 매출이 떨어진다면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술 믹스가 저가 영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결국 병원의
미용의료 소비 패턴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봐야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메디컬 에스테틱은 경기민감 산업일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도 가능합니다.

메디컬 에스테틱 산업은 경기민감 산업일까?

자동차나 명품처럼 경기가 좋아질수록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전형적인 경기민감 산업으로만 보기도 어렵고,
식료품이나 전기처럼 경기와 상관없이 소비되는
완전한 경기방어 산업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메디컬 에스테틱에는
반복 시술과 반복 소비가 발생하는 영역이 많기 때문입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효과가 감소하면 다시 맞습니다.

스킨부스터도 반복 시술이 많습니다.

레이저와 에너지 기반 장비 시술 역시 유지관리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일부 장비는 시술이 늘어날수록
카트리지, 팁, 소모품 등의 사용량도 함께 증가합니다.

따라서 일부 메디컬 에스테틱 비즈니스는 성장산업의 특징과 함께
반복 시술·반복 매출 구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메디컬 에스테틱 ETF가 있다면
경기와의 베타(Beta)가 얼마나 될지 한번 보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내 턱선의 베타값은 1보다 높은 것 같습니다.

중력이라는 시장 변동성을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증시 상승은 피부과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을까?

경제에서는 지표를
선행지표, 동행지표, 후행지표로 나누기도 합니다.

주가는 기업의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경기와 실적에 대한 기대를
미리 반영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선행지표 중 하나로 활용됩니다.

그렇다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도 재미있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증시 상승 → 소비심리 개선 → 고가 시술 문의 증가 →
상담 예약 증가 → 결제 전환 → 병원 매출 반영

물론 실제 시장은 이렇게 단순한 직선 구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병원의 월 매출 자체보다 먼저 움직이는 숫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병원이 먼저 볼 지표 확인할 변화
고가 시술 문의량 프리미엄 시술 관심 증가 여부
상담 예약률 관심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지
상담 후 결제율 소비심리와 가격 저항의 변화
평균 객단가 프리미엄·저가 시술 믹스 변화
재방문율 반복 시술 수요 유지 여부

매출은 결과이고, 그 결과가 만들어지기 전에 움직이는 숫자가 있습니다.

메디컬 에스테틱 영업사원도 경제 뉴스를 봐야 하는 이유

업계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경쟁사 정보에 집중하게 됩니다.

누가 신제품을 출시했는지,
출력이 얼마인지,
샷 수가 얼마인지,
가격이 얼마인지,
어느 병원에 몇 대가 설치됐는지.

물론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장을 조금 더 크게 보면
함께 봐야 하는 숫자가 훨씬 많습니다.

금리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환율

원화 가치의 변화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에게는
한국 미용의료 가격의 체감 수준을 바꿀 수 있고,
수입 의료기기와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가

주식 등 금융자산의 변화는 자산효과와 소비심리를 통해
선택적 소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가

물가 상승은 실질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키고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부동산

한국 가계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부동산 시장과 소비심리의 관계도 함께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강남·명동·홍대 등 외국인 환자 비중이 높은 상권에서는
방한 관광객 수와 의료관광 수요가
병원 실적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결국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도 거시경제와 완전히 분리된 섬은 아닙니다.

의료기기 회사가 정말 봐야 하는 숫자

의료기기 회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이것만은 아닙니다.

“이번 달 장비 몇 대 팔았습니까?”

설치 이후 실제 환자가 얼마나 들어오는지,
장비 가동률이 얼마나 되는지,
평균 시술가격이 유지되는지,
반복 시술이 발생하는지,
소모품 회전율은 어떤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장비 비즈니스를 다음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Installed Base → Utilization → ASP → Repeat → Consumable

  • Installed Base : 얼마나 많은 장비가 설치돼 있는가
  • Utilization : 설치된 장비가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는가
  • ASP : 병원이 해당 시술을 어느 가격에 판매하는가
  • Repeat : 환자가 다시 그 시술을 선택하는가
  • Consumable : 그 결과 소모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가

경기가 좋을 때 병원이 200만원에 판매하던 시술이
경기 악화와 경쟁 심화로 99만원 프로모션까지 내려왔다면
장비가 똑같이 돌아가더라도 병원의 수익구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장비 판매량만 보고 있다면 이런 변화를 놓칠 수 있습니다.


판매는 장비가 설치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그 장비를 계속 선택할 때 완성됩니다.

그리고 다시 코스피 이야기

증권시장에서는

유동성,
금리,
FOMC,
반도체,
AI,
외국인 수급,
밸류에이션,
PER,
실적 전망을 이야기합니다.

피부과에서는

탄력,
볼륨,
리프팅,
콜라겐,
스킨퀄리티,
다운타임,
유지기간을 이야기합니다.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묘하게 비슷합니다.

주식도 저평가됐을 때 관리해야 하고,
얼굴도 많이 처지기 전에 관리하는 게 낫습니다.

주식도 고점에 물리면 힘들고,
필러도 과하면 힘듭니다.

주식은 분할매수,
리프팅은 분할샷.

주식에는 손절이 있지만,
얼굴에는 리터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AI 주식은 계속 올라가는데

내 얼굴의 시가총액은 계속 증발 중입니다.

오늘의 경제 × 메디컬 에스테틱 한 줄

AI는 계속 리프팅되는데 내 포트폴리오는 왜 처짐?

코스피는 신고가를 노리는데 내 탄력은 신저가.

반도체는 HBM, 피부과는 HIFU.

코스피에는 지지선이 있는데 내 턱선에는 없다.

그리고 최종 결론.


코스피는 리프팅,
내 턱선은 한강행.

그래도 다행입니다.

코스피 조정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턱선 조정은 아직 선택지가 있습니다.

시장은 Risk-on.
나는 Sagging-on.


미용의료 소비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주가가 오르면 피부과 매출도 실제로 증가하나요?

주가 상승이 피부과 매출 증가를 직접적으로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해외 연구에서는 주요 증시지수, GDP, 가처분소득과
일부 미용시술의 시술량 또는 지출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관찰됐습니다.
주가 변화 자체보다 자산효과, 소비심리, 가처분소득 등의 경로를
함께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미용의료 소비도 줄어드나요?

전체 수요가 단순히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고가 시술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술이나 패키지 상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다운트레이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수뿐 아니라 평균 객단가와 시술 믹스까지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용의료 소비와 관련해서 어떤 경제지표를 보면 좋을까요?

주가뿐 아니라 금리, 물가, 실질가처분소득, 소비자심리지수,
환율, 부동산 가격, 고용과 성과급,
외국인 관광객 수 등을 함께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의료기기 회사는 장비 판매량 외에 무엇을 봐야 하나요?

설치대수(Installed Base), 장비 가동률(Utilization),
평균 시술가격(ASP), 반복 시술(Repeat),
소모품 회전율(Consumable)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비가 실제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환자가 반복해서 선택하는지가 장기적인 사업성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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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Economic Predictors of Plastic Surgery Expenditures: A 14-Year Analysis of Unemployment, Disposable Income, and Stock Indices

2. A 16-Year Analysis of Aesthetic Surgery Volume and Its Association With US Economic Performance

3.Relationship Between Total Expenditure on Cosmetic Procedures in the United States and the NASDAQ 100 Index




※ 이 글은 주가지수와 특정 미용의료 시술 수요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발표된 경제지표와 미용의료 소비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자산효과, 가처분소득, 소비심리, 가격탄력성 등의 개념을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과 연결해 살펴본 콘텐츠입니다.
의료적 판단이나 투자 판단을 위한 자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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